티스토리 뷰

Articles/equipments

my camera story

gourri 2009. 7. 2. 22:13
그동안 많은 카메라를 써온것 같다. 물론 장비병이 있지만 미친듯 하지는 않아서 생각보다는 많이 쓴 건 아니다.
여태 내 손을 거쳐간 카메라들을 보면..
올림푸스 CZ200, 미놀타 SRT101, 캐논 powershot A70, 캐논 EOS 350D, 캐논 EOS 30D, 캐논 EOS 5D, 파나소닉 Lumix DMC-LX3, 캐논 1D mark2n, 파나소닉 Lumix DMC-G1
주로 캐논 카메라들만 썼다. SLR들은 렌즈 사용때문에 더욱더 회사를 바꾸기 쉽지 않은듯하다. 캐논의 렌즈군이 다양한 것도 한몫했다.
지금 남은 카메라는 5d, 1d mark2n, lx3, g1이다.

cz200이나 srt101, a70, 350d를 사용할때는 사진에 깊은 관심은 없었던 것 같다. 그냥 일상의 소소한 기록이 필요할때 사용하는 정도랄까..
머 그랬다.

1D mark2n + Tessar T* 45mm F2.8

1D mark2n + Tessar T* 45mm F2.8



그랬다가 2006년 어느날부터 사진이 좋아졌고 본격적으로 파고든 것 같다. 그때는 이렇게 많은 장비를 살줄은 생각도 못했지만 많은 아마추어들이 그렇듯 장비만 사들이게 되었다.
이때는 사진 관련 게시물이나 책들도 많이 읽었다. 지금도 사진책들을 꽤 관심있게 보고 있지만 예전처럼 기술적인 내용이 있는 책들은 보지 않고 철학이나 미학에 관련된 책을 많이 본다.



minolta SRT-101

minolta SRT-101



1. Canon EOS 30D (2006년 10월 ~ 2007년 5월)
정말 좋은 카메라였다. 더 비싼 5D보다도 훨씬 뛰어난 성능과 기능들. 1D라인들이 부럽지 않은 그런 기능들이었다. 이 시절에 인터넷에는 항상 캐논 카메라들은 AF가 정확하지 않다 했다. 그말은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했다. 중앙측거점을 설정하면 초점이 나가는 일은 없었다. 주변부는 확실히 버벅대고 안맞는 경우도 가끔 있었지만 사실 중앙 이외에는 쓸일이 별로 없다. 이 시절에는 심도 얕은 사진도 꽤 찍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신경 쓰이긴 했었다. 사진에 대해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을때여서(지금도 여전히 그렇지만) 사진들도 형편이 없었고 크로핑을 엄청나게 많이 했었다.
지나친 크로핑들은 800만 화소가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했었다. 그래서 1200만 화소의 5D가 눈에 들어 오기 시작했다.

-30D로 찍은 사진들




2. Canon EOS 5D (2007년 5월 ~ 현재)
그러다가 5D를 샀다. 정말 처음의 그 느낌은;;; 조잡했다. 30D는 너무나 좋은 카메라였던 것이다. 물론 30D는 이상하게 정이 가지 않는다. 그 라인들이 다 그렇다. 10D, 20D, 30D, 40D, 50D까지.. 이상하다. 너무나 좋은 카메라지만 느낌이 와닿지 않는다.
5D를 쓰면서 50mm 렌즈만 썼다. 돈이 없어서 렌즈들을 몇 개 팔았더니 남은 렌즈가 EF 50mm F1.4, EF 70-200mm F2.8이었다. 스냅용으로는 50mm 밖에 없었다.
이렇게 반강제적으로 50mm만 쓰면서 사진이 변하기 시작했다. 단렌즈의 불편함이 오히려 정확한 프레이밍을 길러주었고 모든 걸 담을 수 없다는 진리를 몸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단렌즈 하나에 익숙해지면 프레이밍 능력이 향상된다. 내가 찍을수 있는 그림이 정해지기 때문에 좀더 타이밍을 기다리게 되고 정교하게 작업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눈에 보이는 세상을 단렌즈의 화각으로 잘라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지금 현재 줌렌즈들이 많이 있지만 수동초점 단렌즈들로 돌아가고 있다. 줌렌즈의 편안함은 나태함과 예리한 시각을 방해하고 있었다.
5D도 역시 AF의 부정확성에 대한 도전을 받았다. 그런데 써보니 30D의 그것과 같았다. 연사 기능도 필요없었고 빠른 AF도 별로 필요가 없었다.
단지 아쉬웠던 것들은 너무 높은 가격과 뷰파인더가 좁고 시야율이 100%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너무나 강하게 느껴지는 미러쇼크였다.
그리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Contax Carl Zeiss T* Tessar 45mm F2.8 렌즈는 미러가 걸려서 사용할 수 없는게 아쉽다. 1d mark2n에는 잘 되는데 화각이 조금 아쉽다.

- 5D로 찍은 사진들





1D mark2n + Leica Elmarit-R 28mm F2.8

1D mark2n + Leica Elmarit-R 28mm F2.8





3. Canon EOS 1D mark2n (2009년 2월 ~ 현재)
상태 좋은 중고를 샵에서 구입했다. 사실 1D mark3를 사고 싶었다. 이상하게 1Ds 시리즈는 관심이 가지 않는다. 오래전부터 로망이었던 카메라다. 디지털카메라의 최고봉에 있는 카메라. 물론 지금은 아니다.
그래도 1D mark2n은 내게 최고였다. 잡아보면 느껴지는 단단함, 신뢰감, 그리고 손에 감기는 그립감. 최고의 느낌이다.
1D 시리즈는 스냅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카메라인지 모르겠다. 엄청난 무게와 숨길 수 없는 부피. 그게 대수인가? 최고는 최고다.
니콘이나 소니미놀타의 최고라는 카메라를 만져본 적이 있는가? 나는 만져보고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엄청나게 두꺼운 그립은 손을 피곤하게 했다. 핸드스트랩이 없으면 오래 사진을 찍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캐논의 카메라는 디지털인데도 두껍지 않다. 아마도 집적도가 타사의 그것들보다 높을 것이다. 니콘의 필름카메라는 최고였으나 디지털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이 보였다. 지금 기능은 캐논의 그것보다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그립감은 작업하는데 너무나 중요했다.
그리고 셔터. 1D mark2n의 셔터감은 최고 수준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부드럽게 눌러진다. 그리고 거의 느껴지지 않는 미러쇼크. 이런 세세한 부분이 나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다.
그리고 30D를 쓸때 느꼈던 800만 화소의 부족함. 크로핑을 전혀 하지 않는 요즘은 넘치는 화소가 되었다.
무게만 좀 가벼웠으면 소원이 없겠다.

- 1D mark2n으로 찍은 사진들






Lumix G1 + Leica Elmarit-R 28mm F2.8

Lumix G1 + Leica Elmarit-R 28mm F2.8





4. Panasonic Lumix DMC-LX3 (2008년 12월 ~ 현재)
SW개발을 하는 직업 때문일 것이다. 어깨가 별로 좋지 않다. 좋은 결과물을 얻어내기 위해 무거운 5D나 1D mark2n을 꾸역꾸역 들고 다녔다. 너무 힘들다.
그래서 보조 카메라로 구입했다. 써보니 생각보다 좋았다. 노이즈는 사실 좀 거슬렸지만 셔터랙도 거의 없었고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다.
기본 프레임의 aspect ratio가 4:3이라는게 마음에 안들지만. 나는 항상 3:2로만 사진을 찍는다. 실수로 세팅을 잘못해서 아니면 들고 다니다가 설정이 바뀌어서 다른 비율로 찍는 경우도 있다. 메뉴에서 바꾸었으면 좋겠다.
사진가는 되도록이면 하나의 프레임 비율을 정하는게 좋은 것 같다. 그래야 순간순간 프레이밍을 할때 예리하게 된다.
LX3는 어쨌든 기대치를 뛰어넘는 카메라였다. 보조로 구입했지만 여차하면 메인으로 쓸 수도 있었다. 단지 전자식 뷰파인더가 없어서 LCD를 보면서 촬영을 해야 한다. 이 자세는 안정감을 주지 않는다. 특별한 상황에서는 좋지만 대부분의 경우 집중해서 작업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었다.

- LX3로 찍은 사진들






Lumix G1

Lumix G1







5. Panasonic Lumix DMC-G1 (2009년 6월 ~ 현재)
사용한지 2주도 안되었다. 그런데 쓰면 쓸수록 놀라고 있다. 원래는 올림푸스의 PEN E-P1을 사려고 했다가 내가 원하는 디자인, 기능이 아니어서 갑자기 선회했다. 나는 뷰파인더를 원했는데 PEN E-P1은 뷰파인더를 제공하지 않았다.
파나소닉은 디지털 카메라계의 다크호스라 생각한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메이저의 수준을 가지고 있다. 서비스와 마케팅은 물론 엉망이다.
이 카메라는 기본적으로 렌즈가 포함된 키트를 판매한다. 포함된 렌즈는 예상외의 매우 뛰어난 렌즈였다. 단지 줌렌즈라는게 아쉽다. 그래서 라이카의 렌즈를 구입했다.
라이카의 단렌즈의 위력과 이 뛰어난 카메라가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내고 있다. 매우 만족스럽다.
셔터감은 1D mark2n의 그것과 비길만하다. 상당히 안정적으로 눌러진다. 꽤 부드럽고 셔터랙도 거의 없었다. 일본에서 "폭속의 AF"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지만 오히려 MF에서 더 좋은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전자식뷰파인더는 100% 시야율을 제공하고 있고 어두운 상황에서 조리개를 조여도 전자식뷰파인더라 밝게 잘 보인다. 이 기능은 별거 아닌것 같지만 상당히 편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광학식 뷰파인더라면 조리개를 조이면 안보이기 때문에 조리개를 최대 개방해서 초점을 맞춘 후 다시 조리개를 조여서 심도를 맞추어야 하는 두번의 작업을 해야한다.
현재 라이카 또는 보익틀랜더의 렌즈들을 알아보고 있다. 마이크로 포서즈의 특성상 135 포맷 카메라의 렌즈들의 화각을 절반 밖에 못쓰지만 오히려 좋은 점도 많다. 렌즈의 중앙부 화질이 가장 좋은데 그쪽 부분만 사용하게 되고 주변의 왜곡들이 사진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렌즈들을 선택하는데 애로사항이 있긴 하다.
이 카메라는 미러가 없는 특성상 여러가지 어댑터를 통해서 다른 마운트의 렌즈들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참 좋다. 덕분에 지름신이 내려버렸다. 지금 나온 어댑터들을 보니 거의 대부분의 마운트들의 어댑터가 있다. 캐논  FD, 니콘  F, 콘탁스 C/Y, 라이카 M(L 포함), 라이카 R, 캐논 EOS 등등 너무나 선택의 폭이 넓다. 마이크로 포서즈 마운트 렌즈들은 별로 없지만 이런 장점 때문에 오히려 걱정이 덜 된다.

- G1으로 찍은 사진들





앞으로는 어떤 카메라를 지를지 모르지만 그것들은 아마도 내가 찍으려는 사진에 맞춰질 것 같다. 지금은 단렌즈로만 사진을 찍기로 마음을 먹어서 단렌즈들을 알아보고 있다.
한동안 지르고 나면 좀 덜하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말한다. 사진만 잘 찍으면 되지 장비는 머가 중요하냐고..
그런데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다.
적어도 사진을 진지하게 찍는다면 장비는 오히려 중요하다.
자기가 사용하는 장비가 어떤 특성이 있는지 잘 알아야 실수를 줄일 수 있고 상황마다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다.
그리고 항상 최선을 다해서 결과물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좋은 장비를 써야한다. 그래야 후회하지 않는다.
항상 장비 점검을 잘해야 하고 필름상태(디지털이라면 메모리), 배터리 등등 잘 챙겨야 한다.
그게 사진에 대한 예의이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