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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s/on photography
필립퍼키스의 사진강의노트 (Teaching Photography by Philip Perkis)
gourri.whale 2009. 6. 12.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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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다시 읽은 책 "사진강의노트".
필립 퍼키스라는 사진과 교수가 쓴 책이다.
이책은 매우 얇고 가볍다. 들고 다니기 너무 좋다^^
이책은 정말 심플하지만 사진을 찍는다는 것, 사진을 본다는 것에 대해 가장 기본적인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요전에 2년만에 마무리 지은 수전손택 아줌마의 "사진에 관하여"를 보면서는 너무 힘들었는데..
(이 아줌마는 참 많이 알고 맞는 얘기는 많이 하는데 글 자체가 너무 어렵다. 맨 정신으로 보기 너무 힘들다.ㅡㅡ;;)
사진강의노트를 보면서 기억에 남는 문구 몇가지와 내 생각들을 남겨 본다.
- 책에서 -
1. 보여지는 것, 그 자체. 너무 성급하게 메타포나 상징으로 건너뛰지 마라. '문화적 의미'를 담으려 하지 마라. 아직 이르다. 이런 것들은 나중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먼저 대상의 표면에 떨어진 빛의 실체를 느껴야 한다.
2. '무엇'을 상상하려고 하면 우리는 그 말의 족쇄에 걸려 그 '무엇'밖에는 상상할 수 없게 된다.
3. 사진은 우리가 두려워하거나 직접 부딪치기 싫어하는 것을 내다볼 수 있는 창문 역할을 하는 것이다.
4. 구체적인 계획이 없으면, 내 안에 잠재된 것들까지 끌어내 더욱 역동적으로 상황에 대처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리 계획을 철저하게 세우고 이을 진행시키는 것보다 대략적인 계획 아래 구체적인 부분들을 자신의 본능, 직관, 감각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한다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5. 포크든 사과든, 작품의 대상이 무엇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대상이 예술가의 독창적인 감수성으로 어떻게 바뀌었느냐, 바로 이 점이 예술의 핵심이다.
6. 우리의 시각 세계 안에서 완전히 하얗거나 검은 상태를 찾기는 아주 힘들다. (중략) 그래서 주제를 충실하게 보여주는 인화를 한다면 완전히 검거나 하얀 부분은 내 사진에서 거의 볼 수 없을 것이다.
7. (사진 토론을 할 때 주의할 점은) 사실(조리개를 조일수록 피사계심도가 깊어진다)과 견해(이 사진을 매우 폭력적인 느낌을 준다)의 차이를 뚜렷하게 구분하는 것이다.
8. 결코 '순수'사진이라고 불릴 만한 사진은 한 장도 없다. (중략) 물론 어떤 특정 사진가나 사진그룹의 작품을 더 좋아할 수 있다. 또한 어떤 작품이 더 훌륭하고 심호하며 우리 삶에 밀착되어 있는지 논쟁을 벌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순수'와는 상관없다.
- 내 생각들 -
우리 사진을 배우게 되면 어느 경향들을 좋아하게 되고 또는 어떤 경향들을 싫어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분류를 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필립에 얘기했듯이 그 어떤 사진에도 그런 분류가 중요하지 않다. 사진은 그 자체로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사진을 볼 때 이런 저런 심오한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사진가가 어떤 생각을 했든 그렇지 않았든 너무나 많은 비약이나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려고 한다. 그럴 필요가 있는가? 사진은 그저 그 순간의 그 장면을 잘라내었을 뿐이다.
사진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행위들, 즉 게시물을 작성하거나 사진집에 싣거나 기사로 담거나 등등의 모든 행위들을 하게될 때, 우리들은 그 사진에 대한 설명을 달려고 노력하게 된다. 제목도 마찬가지이다. 왜 그래야 하는가? 그런 행위들은 사진을 보게 되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방해할 뿐이다.
수전 손택이 그랬듯이 우리는 어떤 사진을 찍을때 무언가 대단한 것을 담아야 한다는 영웅주의에 물들어 있는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세상의 약자들을 담아야 하는가? 모든 사람들이 비판적인 의식을 가져야 하는가? 사진가가 담아내는 사진은 그저 그 사진가의 순간적인 생각과 감정에 따라 담겼을 뿐이다.
지인들과도 그렇지만 사진에 대해 얘기를 할 때면 가끔 사람들은 너무나 심오하게 얘기한다. 물론 그런 활동들은 나에게 도움이 된다. 기술적인 부분들은 사람들에게 지적을 하기 쉽다. 그렇지만 그 사진에 대한 나의 느낌은 사실이 아니기에 말하기 상당히 부담스럽다. 너무나 어렵게 설명하기 보다는 나의 견해는 쉬운 언어로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오히려 서로 편한듯 하다.
사진을 찍으면서 점점 순수사진이라고 하는 다큐사진 또는 스트레이트사진들에 대해 의심이 된다. 과연 그 사진들은 스트레이트한 것인가? 필립의 말이 맞는 것 같다. 세상에 '순수'한 사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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